맛집

[포항] 호미곶 카페 에스페란자 - 인생 최악의 샌드위치를 맛보다

조르바처럼 2018. 7. 8. 16:12

호미곶에는 아주 끝내주는 자리에 위치한 카페가 하나 있다.

 

 

에스페란자라는 카페로 포항에서 직장생활 하는동안 한번쯤 꼭 방문하리라 다짐했었지만 결국 오지 못했었는데 짧은 포항여행을 통해 드디어 방문했다. 

 

 

하지만 이번 방문을 통해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는 결코 변치않는 진리와 카페는 자리가 전부라는 큰 교훈을 얻었다. 

 

이 카페는 호미곶 상생의 손이 보이는 바닷가에 위치하고 있다. 주위에 바다를 바라볼 수 있는 카페는 이곳이 유일하다. 그래서 주말이면 항상 많은 사람들로 붐빈다. 

 

 

금요일 오전에 방문해서 그런지 카페는 아주 한산하다. 2층짜리 건물을 통째로 사용하고 있는데 이날 1층에는 손님이 전혀 없었다. 바닷가에 위치한 카페답게 시원한 인테리어가 인상적이다. 

 

 

메뉴판 샷. 가격은 관광지에 위치한 카페답게 일반 카페에 비해 조금 비싸다. 그 흔한 브랜드 커피점 하나 없으니 경쟁상대가 없다는 이유가 클 것이다. 

 

 

문제의 샌드위치. 물론 위 사진은 실물과 거리가 멀다. 나는 햄치즈샌드위치(9천원)를 주문했다. 

 

 

 

이곳에서 직접 재배한 밀로 만들었다는 빵에 대한 홍보물. 식감이 건강하다는건 무슨 뜻일까? 분명 한국어는 아니다. 

 

 

카페 홍보를 위한 비즈니스 카드에는 아주 멋진 문구가 적혀있다. 이곳의 상징물이 된 상생의 손도 보인다.

 

 

내가 주문한 아메리카노(4,500원)와 햄치즈샌드위치(9,000원) 

 

 

2층도 아주 조용하다. 평일의 호미곶은 썰렁하다고 해도 될 정도로 관광지와는 거리가 먼 곳이다. 조용한 분위기를 즐기고 싶다면 휴일이 아닌 평일에 찾아오는게 좋다. 

 

 

샌드위치의 크기는 굉장하다. 어른 주먹만한 사이즈가 두개나 나온다. 하지만 맛이 문제다. 사진과 다른 실물(토마토 실종,투박하게 썰린 양상추,싸구려 햄과 치즈)에 우선 실망이 컸다. 

 

특히 소스가 충격적이었는데 어릴때 싼 가격에 사 먹던 학교앞 햄버거에 들어가는 바로 그 소스였다. 토마토와 마요네즈를 5:5 비율로 조합하면 이도저도 아닌 냄새와 맛이 나는데 바로 그 소스를 넣어 팔고 있었다. 거짓말 안 하고 이런 햄버거를 거의 20년만에 먹었다. 

 

 

 

이쯤되면 커피 맛은 중요치 않다. 사실 기억도 안 나는걸보면 커피도 그리 인상적이지 않았나보다. 진한 맛이 없고 상당히 묽었던 기억만 흐릿하게 남아있다. 어쩌면 강한 소스 맛 때문에 그렇게 느꼈는지도 모르겠다. 사진 찍는데 저 종이쪼가리는 쓰잘데기없이 겁나 이뻐서 갑자기 짜증이 치밀어 오른다. 

 

 

미디어를 통한 광고의 힘이 실로 대단하다는걸 뼈저리게 느꼈다. 하지만 나같은 사람도 있다는걸 주인장은 알아야 한다. 아무리 멋진 경치를 선사하더라도 카페를 비롯한 음식점의 기본은 음식의 맛이다. 

 

관광객을 상대하는 곳이기에 "어차피 안 볼 사람들이니 상관없지 않으냐"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그걸 증명이라도 하듯 지금도 많은 사람들로 붐빌것이다. 

 

어쨋든 나는 다시는 이곳을 방문하지 않을거다.  

 

 

구매 인증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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