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을 맞이하여 서울 나들이에 나선다. 행선지는 노원구 공릉동에 있는 화랑대역. 지하철이 다니는 화랑대역이 아니라 현재(2017년 9월 2일) 폐역 상태의 옛 화랑대역을 방문했다.
동네에서 화랑대역까진 자가용으로 50여분이 걸린다. 서울의 주말은 어느 구간이나 막히니 이 정도 시간은 그러려니 한다. 거리상으로 40km가 채 안된다.
2003년식 구닥다리 SM520 차량 내부. 요즘 보기 힘든 수동차량이다. 내가 어렸을땐 다들 첫 차량은 수동으로 사는걸 당연하게 생각했었는데 요즘엔 그런 풍조가 사라졌다.
이런 이야기를 하면 굉장히 늙은이 취급을 하는데 이제 삼십대 중반에 접어들었다. 그만큼 시대가 급작스럽게 변하고 있다는 이야기.
시작부터 막힌다.
요즘 휴대폰 네비게이션이 점점 더 정확해지고 있다. 사용자들의 실시간 정보를 활용해 차량 정체까지 감안해서 예측시간을 알려준다. 참으로 편리하면서도 무서운 세상이다. 네비게이션이 가리키는 예상시간에 거의 딱 맞춰 도착했다.
가는날이 장날이라고 마침 공사중이다. 공사현장은 사실 주말 구분이 없는터라 일하시는분들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관계자분께 여쭤보니 11월쯤엔 공원으로 조성되어 개장할 예정이라고 한다.
어디 나설땐 잘 알아보지 않고 행선지만 정해서 가는 성격이라 이런일이 종종 발생한다. 몇해전 여름휴가땐 일기예보를 챙겨보지 않고 남해로 갔었는데 휴가기간 내내 태풍의 영향권에 있었다.
운행하지 않는 열차를 재활용(?) 하기 위해 단장중이다.
아쉬운 마음에 사진을 열심히 찍는다. 역사 안을 구경하러 왔는데 결국 구경하지 못하고 간다.
이렇게 흑백으로 찍으니 옛날 느낌이 조금 난다. 어릴때 살던 곳 기차역이 딱 이런 모습이었다. 지금은 큰 규모로 새단장을 해 예전 모습은 전혀 찾아볼 수 없다. 어린시절 기억속에 남아있는 간이역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곳들이 점점 사라지는 것 같아 많이 아쉽다.
더 이상 기차가 다니지 않는 철길. 당장이라도 저 멀리서 열차가 달려올 것만 같다.
사진 몇 장 더 남기고 집으로 돌아간다.
집으로 가는 길.
글을 쓰는 현재(2018년 7월 1일)는 폐역을 깔끔하게 새단장해 놓았다. 더 이상 예전 그대로의 모습을 볼 수 없지만 새롭게 단장한건 그것대로 멋질 것이다. 조만간 시간을 내 다시 한번 방문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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