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고성만 돌아다니는 것도 조금 심심해져 숭성사 삼탑과 절 탐방에 나서기로 한다.

숙소에서 먹는 아침식사. The Big Breakfast 35위안.
바게트빵 2조각, 버터(혹은 잼), 소세지, 베이컨, 스크램블 에그, 해쉬브라운, 버섯, 토마토 스프 콩, 바나나와 수박 디저트, 음료(커피,주스,우유,차 중 선택) 이렇게 나온다. 한국에서 이렇게 먹으려면 아무리 싸도 만원은 넘을텐데...
내가 묵고 있는 제이드 에뮤 숙소에서는 아주 다양한 종류의 음식을 주문할 수 있는데 앞에 위치한 라 돌체 비타(La dolce vita)라는 레스토랑과 협업 혹은 직접 운영을 하기 때문이다.
숙소 카운터에 돈을 치르면 음식을 가져다 준다. 가격은 중국 현지식당보다 조금 비싸지만 주문하기도 편하고 빈속에 아침부터 식당을 찾으러 돌아다니기도 귀찮아 아침은 거의 숙소에서 해결했다.


숭성사 삼탑에 가기 위해 숙소에서 빌린 전기자전거. 300위안을 보증금으로 맡겨두고 빌릴 수 있다. 시간당 5위안이고 하루 종일 빌리는건 40위안이다. 나는 하루종일 빌렸다.

전기 자전거를 타고 15분정도면 도착한다. 구글맵을 켜 보니 걸어서 30분이면 간다고 나오지만 내가 보기엔 40분은 족히 걸릴걸로 보인다. 안에서도 엄청나게 걸어야하니 탈 것을 이용해서 가는걸 추천한다.

자물쇠를 채워 놓고 입장권을 사러 감.

중국 국가에서 관리하는 문화재라는 내용을 적어 놓은 것 같다. A가 5개나 붙어있다. 많은수록 좋은거겠지?



표를 파는 건물.
가격 정책은 2가지다. 물어보니 일반인과 학생 가격 두 가지로 나뉘는데 현재 일반인 표값이 게시판에 적혀있는 121위안이 아닌 99위안이다. 가격이 완전히 바뀐건지 아니면 일시적인 할인인지 물어보고 싶었지만 역시 이곳도 말이 통하지 않는다. 참고로 학생은 60위안.


정문. 입구 양쪽에 엄청나게 큰 사자상이 지키고 있다.

입구를 들어서면 삼탑이 딱 보인다. 엄청나게 큰 크기로 인해 멀리서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다.

표 파는 곳에서 받을 수 있는 지도.


안을 돌아다니면 관람차가 많은 관광객을 실어 나르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절이 워낙 크기 때문에 걸어다니기 힘든 사람들을 위해 마련해 놓은 장치다. 물론 공짜는 아니고 돈을 내고 표를 구입해야 한다.


밝은 탑의 색깔이 다리의 눈부신 햇살을 받아 빛을 반사하고 있다. 탑이 환하게 빛나는 듯한 착각이 든다. 실제로 보면 사진보다 훨씬 멋있다.
엄청난 크기의 탑. 중앙의 탑은 높이가 69미터 좌우의 탑들은 42미터에 달한다.

삼탑에 대한 설명. 1978-1980년에 다시 만들었구만.


중국의 신전에 가면 많은 사람들이 향을 태우며 소원을 비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이 곳 삼탑에서는 향 피우는게 금지되어 있다. 오른쪽에 보이는 돌은 뭔가 의미가 있는 돌처럼 보였다.


탑의 안쪽은 비어 있는 구조로 벽돌과 처마로 이루어진 16층이다. 예전에는 안쪽을 볼 수 있었던 모양인데 현재는 막혀있다.

중앙탑에 서서 바라본 다리. 저 멀리 얼하이 호수가 보인다.




각각 좌우에 있는 탑들의 모습. 두 개의 탑 모두 약간 기울어져 있다. 여러차례의 지진때문이라고 하는데 엄청나게 튼튼해 보이는데도 불구하고 역시 자연의 힘 앞에서는 속수무책이다. 언젠가 넘어갈 수도 있지 않을까


특히 왼쪽에 있는 탑은 육안으로도 눈에 확 띌만큼 기울어져 있는걸 알 수 있다. 여기도 안으로 통하는 길이 막혀있다.

탑의 크기를 간접적이나마 가늠해볼 수 있는 사진. 옆에 보이는 사람들이 개미만하다.

한국사람들도 많이 오는지 절 곳곳에 한글로 된 표지판과 안내문들을 볼 수 있는데 죄다 구글 번역기를 돌렸는지 어색한 글이 많다.

1978-1980년 탑을 새로 지을때 출토된 갖가지 전시물을 보관하던 곳. 사진촬영이 금지되어 있었다. 딱히 눈길을 끌만한 유물은 없었다.

지도의 14번 종루.


안쪽에는 기념품을 파는 가게들이 몇몇 들어있고, 종이 달려있는 꼭대기까지 올라갈 수 있도록 되어 있는 구조이다.

꼭대기에 올라 바라본 삼탑.

직경 2.138미터 / 높이 3.86미터 / 무게 16톤에 달하는 종. 운남에서는 첫번째 중국 전체를 통털어서는 4번째로 큰 종이라고 한다.


돈을 던지며 기원하는건 중국이나 한국이나 같다. 쓰레기 던지는 사람들도 있는지 쓰레기 집어 던지지 말라고 적혀있다.

종루에서 바라본 창산 정말 멋지다.
사진에 다 담기지 않아 동영상을 찍었다.

종루에서 내려와 계속 직진한다.


저것은...
중국은 절만 큰게 아니라 향을 피우는 용도로 사용하는 물건 같은데 이것도 겁나게 크다. 성인 5-6명은 쉽게 들어갈 것 같은 사이즈.

니콘 카메라를 들고 열심히 사진 찍던 아재. 무슨 소원을 빌고 있을까?

바닥이 죄다 대리석이라 빛을 굉장히 많이 반사한다. 눈이 많이 부셔 건물을 제대로 쳐다보기도 힘들 지경이다. 숭성사를 방문할때 선글라스는 필수다. 나는 다행이 가져갔다.

오잉 숭성사라고? 그럼 내가 여태까지 본 건 뭐지... 여기서부터 진짜 숭성사가 시작되나 보다.



문지기들이 두 눈을 부릅뜨고 지키고 있다. 겁나게 생겼구만.


재물을 관장하는 신을 모시는 곳. 많은 사람들이 돈 잘 벌게 해달라고 빌고 있었다.


소원을 기원하는 부적들로 가득하다.


여기는 건강을 관장하는 신을 모시는 곳. 종교는 없지만 가족들 모두 건강하게 해달라고 빌었다.


역시 소원을 빌고 간 흔적들로 가득하다.




천왕전. 단체 관광객들이 가이드의 설명을 열심히 듣고 있었다.





미륵보살전. 좌우 그리고 뒤에도 갖가지 조각상들이 있다.

정말 끝도 없이 더 큰 건물과 더 큰 불상들이 이어진다. 어릴때 슈퍼마리오 대장깨는 느낌이다. 한놈 없애면 또 다른놈 또 다른놈 계~속 나타난다. 지친다.



불상이 작아진다거나 건물이 볼품없어지면 그만하고 돌아갈텐데 건물도 불상도 점점 커지니 이게 끝이 아니란 생각에 계속 앞으로 나아가게 된다.


끼야~~ 드디어 숭성사에서 가장 크고 중심이 되는 건물이 나왔다. 바로 대웅보전. 안내 지도에서 31번 건물이다.

과연 끝판 대장답게 제일 많은 부적들이 걸려있었다.
대웅보전에서 바라보는 전경.


불상들도 제일 크고 화려하다. 수도 가장 많다.
대웅보전에는 경전을 틀어놓았는데 내부가 어둡고 소리도 낮게 쫙 깔리는터라 으스스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많은 사람들이 절도 하고 시주도 한다.
대웅보전 동영상.

제일 겁나게 생긴놈. 손에 든 몽둥이로 올려다보는 사람을 내려칠 기세다. 카메라셔터를 누른 자리에 서면 딱 눈이 마주친다.


나도 1위안(170원) 시주를 했다. 1위안 짜리가 가장 많다.
시주를 하고 이름을 적는 곳. 이름을 적으면 부적을 달아주는건가... 여기는 돈 많은 사람들이 시주하는 곳처럼 보였다. 100위안짜리 화폐를 시주하는 사람도 있었다. 중국은 가난한 사람도 많고 부자도 많다. 재미난 나라.

간판이 멋지다.

혹시 더 멋진게 있을까 싶어 뒤에 있는 건물도 들렀다. 여긴 딱히 볼게 없었다.

저기 보이는 판때기를 둘러가며 경전 같은게 적혀있는데 저걸 돌리면 경전을 읽는것과 동일한 효과가 있다고 한다. 나도 심심풀이로 제일 큰 걸 몇 바퀴 돌렸다.

거의 두 시간 반에 걸친 구경을 끝내고 다리 고성으로 향한다. 자전거 빌린참에 뽕을 뽑아야지 케케케


고성에서 조금 외진곳에 있던 정육점. 스마트한 세상이여.. 정육점 아지매가 스마트폰 삼매경에 빠져있다.

자전거를 하루 종일 빌렸는데 시간이 많이 남아도니 내친김에 얼하이 호수 일부분을 구경하기로 마음먹고 호수 방향으로 향한다.
다리에는 이렇게 자전거와 오토바이 전용길이 도로 옆에 나란히 나 있다. 안전하게 달릴 수 있어 좋다. 한국에도 이렇게 해놓으면 좋으련만 좁디 좁은 땅떵어리에 이런건 무리겠지?

제기랄. 얼마 달리지 않았는데 그만 앞 타이어가 펑크가 났다. 재수도 드럽게 없구만. 어쩔 수 없이 다시 숙소로 발길을 돌린다. 숙소까지 도보로 거의 40-50분 걸리는 곳에서 펑크가 났다. 호수까지 갔는데 펑크났으면 어땠을까 생각하니 아찔하다. 자전거에서 내려 천천히 끌고간다.

실제로 자전거를 탄 시간은 2시간도 채 안되는데 이런일이 벌어졌다.
혹시나 싶어 숙소로 돌아가는길에 보이는 오토바이 혹은 자전거를 관광객에게 빌려주는 곳을 모조리 들러 펑크난 타이어를 보여주며 바디랭귀지를 시도해봤지만 허사다.
어차피 이렇게 된거 좋게 생각해야지. 이미 숭성사삼탑과 절 내부를 둘러보느라 많이 지쳤는데 오늘은 숙소에서 시간이나 때우기로 하고 늦은 점심을 시켰다.


샹그릴라 맥주와 이탈리안 로우 햄 치즈 피자. 맥주는 22위안, 피자는 42위안
샹그릴라 맥주는 도수가 자그마치 8.2도에 달하는 밀맥주이다. 알코올 함유량이 높은데도 불구하고 밀맥주 특유의 달달함이 느껴진다. 상당히 맛있다. 점심식사 대신 주문한 피자는 채소가 전혀 없는게 아쉽지만 치즈가 엄청나게 맛있다. 빵도 바삭바삭. 특이하게 나무 쟁반에 피자를 내온다. 쫀쫀한 치즈가 식기전에 다 먹어치우는게 포인트다. 피자 한판을 10분도 안되 다 먹어치운거 같다. 완전 맛있었다.
늦은 점심식사지만 아주 만족스러웠다 맛나게 점심 먹고 한숨잤다.


자고 일어나니 저녁 먹을 시간이다. 푸드코트로 향한다. 케케케. 먹는게 남는 것이여~
오늘 도전할 요리.뷔페식이다. 물론 리필은 안됨.

나는 고추장 맛이 나는 돼지고기(꼭 삼겹살같이 생겼다), 간장으로 간을 한 버섯, 배추, 흰쌀밥 이렇게 선택했다. 총 35위안.

푸드코트는 위와 같이 생겼다. 단일 음식점은 아니지만 다리에서 가장 사람이 많은 식당이다.

오늘의 주인공. 중국 사람들도 비계를 먹는데 비계와 살고기의 비율이 삼겹살과 비슷하다. 삼겹살과 달리 굽지 않고 삶아서 조리한것 같은데 적당히 잘 익어서 질기지 않고 살이 부들부들하다. 양념도 꼭 한국의 고추장 맛이 나 입맛에 딱 맞았다. 혹시 다리를 방문한다면 꼭 먹어보시길.

배추는 소금으로 간을 한 것 같은데 기름이 동동 떠 있다. 중국인들의 기름 사랑은 유별나다. 뭔 기름을 그렇게 쓰는지 맛은 있는데 어떨땐 '여기에도 기름을 쓰나' 싶을때가 있다.


인민로에 있던 길거리 간식점. 다진 고기를 파는 것 같은데 정체를 알 수 없어 사먹진 않았다. 색깔이 아주 시커먼게 그리 맛있어 보이진 않았다.


늦은 시간 돌아다니다 장사가 잘 되는 곳들을 사진으로 남겼다. 중국어도 못하는데다 혼자 여행을 온터라 먹고 싶은걸 실컷 못 먹으니 이럴땐 조금 불만이다.


여기는 철판구이 집인데 주인장 아저씨인지 아니면 일하시는 분인지 알 수 없지만 조금전까지 고기굽다 온 것 같은 복장을 하고 기타치고 노래도 부르고 있더라.

종업원들이 구워주는게 아니라 손님들이 재료를 선택하고 직접 구워 먹는 스타일. 재료들이 정말 신선해 보여서 많이 땡겼는데 혼자라 포기했다. 중국와서 처음으로 소주가 생각나는 날이었다.


다리 고성은 저녁 늦은 시간에도 사람들이 많아 안전하게 다닐 수 있어 좋다. 자정이 다가오면 가게들이 하나둘 문을 닫아 거리가 조금 한산해지지만 그렇다고 혼자 돌아다니기에 불안할 정도는 아니다.



맥도날드 맞은편에 있는 간식집.
아주 맛있는 소세지를 판다. 이건 동남아시아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음식인데 아주 맛있다. 가격도 5위안으로 굉장히 저렴하다. 가성비는 가히 최강.
역시 기름이 졸졸졸 흐른다.

인민로에 있는 음악바에 들렀다. 그 동안은 다른 곳에서는 술을 마시지 않고 숙소에서 자기전 맥주 1-2병을 마시곤 했는데, 중국 노래가 듣고 싶어서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다 멋진 목소리에 이끌려 들어갔다.

유명한 사람들인지 아니면 이곳에서 활동하는 밴드인지 알쏭당쏭.


다리 고성 자체가 관광객들을 위해 만들어진(?) 곳이라 그런지 물가가 상당히 비싼편인데 술집은 미친듯이 비싸다.

슈퍼마켓에서 4위안이면 살 수 있는 값싼 맥주를 20배가 넘는 90위안에 팔고 있다. 90위안이면 한국보다 비싸다. 진짜 미친가격이네... 20병이면 2-3일을 꽐라가 되도록 마실 수 있는 양이다.

노래가 너무 듣기 좋아 미친 가격인줄 알면서도 사 마셨다. 노래도 술값에 포함되어 있다고 좋게 생각해야지 .
조작 실수로 한 곡을 전부 담진 못했지만 동영상으로 연주하는 걸 담아봤다.

자리는 거의 만석이다. 대부분 중국인들인지 공연하는 밴드와 서로 말도 주고 받고 재미있어 보였다. 신청곡을 받는것 같았다.


인상적인 문구.

노래하던 사람이 드럼을 치고 드럼치던 사람이 보컬도 하고 서로 역할을 바꿔가며 많은 곡을 연주한다. 숭성사 구경과 펑크난 자전거를 끌고 다니느라 많이 피곤했지만 노래들이 하나같이 듣기 좋아 거의 2시간을 때우다. 자정이 거의 다 되어서야 숙소로 향했다.


달이 아주 밝다.
<경비>
숙소 The Big Breakfast : 35위안
전기 자전거대여 : 40위안
숭성사삼탑과 절 입장권 : 99위안
절에 시주 : 1위안
숙소 샹그릴라 맥주와 이탈리안 로우 햄 피자(8인치) : 22위안 + 42위안
푸드코트 저녁식사 : 35위안
고성 동문근처 슈퍼마켓 물 : 4위안
맥도날드 맞은편 소세지 : 5위안
얼룩말 라이브 바 : 180위안(90위안 * 2병)
합계 : 463위안
'여행 > 해외' 카테고리의 다른 글
중국 따리 - 다섯째날, 동네 시장 구경하고 슈퍼마켓에서 현지 물가체험 (2017.11.25~2017.12.02) (0) | 2023.04.14 |
---|---|
중국 따리 - 셋째날, 다리 고성 어슬렁 거리기 (2017.11.25~2017.12.02) (0) | 2023.04.14 |
중국 따리 - 둘째날, 다리 도착 & 고성 맛보기 (2017.11.25~2017.12.02) (0) | 2023.04.14 |